금고의 변신…집안 지키는 보안가전 진화

  • 관리자 /
  • 날짜 2020.0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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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부착한 금고가 24시간 내내 금고 주변을 녹화하고 금고 소유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금고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낯선 사람이 금고를 만지는 등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앱은 곧바로 금고 소유주에게 경고신호를 보낸다. 경고신호를 받은 금고 소유주가 앱의 특정 메뉴를 누르면 보안 업체가 금고가 놓인 장소로 즉시 출동해 현장점검을 한다.

국내 1위 금고 제조업체인 선일금고제작이 오는 9월 이 같은 보안 서비스 기능이 장착된 금고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 지난주 서울영업소에서 기자와 만난 김영숙 선일금고제작 대표는 "이르면 9월 말 출시될 예정인 보안금고는 금고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금고가 단순 보관 기능을 넘어 집을 지키는 보안가전으로 진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과거에는 금고가 부유층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금고가 신혼부부 혼수용으로도 인기가 높은 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손자·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물건을 잘 보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금고를 선물용으로 찾는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보안 기능을 갖춘 금고가 보안가전으로 자리매김하면 1가구 1금고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고가 보안가전으로 인식되면서 TV나 냉장고처럼 필수가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김 대표는 "금고에 이상징후가 포착됐을 때 금고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람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강아지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접근한 것인지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며 "실제로 문제가 있어 보안 업체가 현장출동을 하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선일금고제작이 한 달에 2회까지 이 비용을 대신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일금고제작은 금고가 과거 딱딱한 이미지 대신 인테리어 가구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도 시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 `연인(키스)` 이미지를 전면에 디자인한 프리미엄 금고를 출시한 데 이어 월트디즈니와 손잡고 마블 캐릭터 아이언맨 등을 적용한 금고도 내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금고 앞면에 미키마우스를 넣은 금고를 내놓기도 했다. 2년 전부터 일부 금고 제품을 렌탈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선일금고제작은 렌탈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선일금고제작의 금고 가격은 수백만 원 이상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제품도 있지만 금고 대중화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10만원대 실속형 제품도 확대할 방침이다. 선일금고제작의 금고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돼 있고 하이마트에서도 판매된다.

선일금고제작은 일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품을 경기도 파주시 공장에서 생산한다. 김 대표는 "2018년부터 공장의 노후 설비를 없애고 새로운 자동화 라인을 구축하는 데 30억원을 투자했다"며 "파주 공장에서 월 1만대의 금고를 생산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월 생산량을 3만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선일금고제작을 세계 금고 시장에서 1등 기업이면서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며 "필요하다면 국내외 시장에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2년 설립된 선일금고제작은 우리나라 금고 시장을 개척한 강소기업이다. 전 세계 약 80개국에 금고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410억원) 중 40%는 미국 아시아 유럽 중동 등 해외에서 창출한 것이다. 선일금고제작은 영화 `도둑들`에 나온 금고 제작 업체로도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도둑들`에 나온 모든 금고는 선일금고제작이 개발한 제품이다. 영화 촬영 당시 김 대표가 배우들에게 금고 여는 방법 등을 포함해 연기 지도를 해주기도 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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